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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영화

<차이나는 클라스> 148회 - 코로나19, 지피지기면 백전불패

by 글쓰는케이트 2020.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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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 와중에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바이러스를 주제로 다뤄 정리해두면 좋을 것 같아 한번 가져와봤다.

21세기는 그야말로 바이러스 전성시대로, 그 중 가장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와 코로나다. 인플루엔자,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DNA는 안정적인 이중나선 구조로 복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도 오류를 교정하는 효소가 있어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반면 RNA는 교정 효소가 없어 변이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RNA 바이러스는 언제 어떤 형태로 변이 되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완전한 백신 개발이 어렵다.

또 다른 특징은 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백신 개발로 사람 간의 감염이 사라진다고 해도 백신 투여가 어려운 동물 간의 감염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을 숙주로 삼아 변이를 일으켜 다시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으니 바이러스가 인류의 평생 숙제가 아닐까 싶다.

여러 동물 중에 신종 전염병을 퍼뜨린 결정적인 동물은 '박쥐'이다. 박쥐가 보유하고 있는 약 137종의 바이러스 중 무려 61종이 인수공통감염 바이러스로, 그야말로 바이러스 저수지라고 할 수 있겠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2003년 유행했던 사스(SARS)가 있다. 2003년 홍콩에 폐렴 환자가 속출해서 홍콩 보건당국이 조사를 해봤더니 어느 호텔에서 묵었던 의사가 발열과 기침, 구토 증세를 보였다는 것을 알아낸다. 이 의사는 중국 광둥성 출신으로 광둥성에서는 이미 원인 불명의 괴질성 폐렴 환자가 속출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역학조사를 해본 결과, 박쥐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사향고양이가 감염되고, 사향고양이를 요리한 요리사가 감염되어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였고 병원을 방문하면서 의사에게까지 감염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의사가 홍콩을 방문하면서 호텔 투숙객들이 감염되고 투숙객들을 통해 전 세계로 바이러스가 퍼져나가게 된 것이다. 사스는 21세기 신종 전염병 확산의 전형적인 사례로 코로나19 또한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렇다면 박쥐의 바이러스가 어떻게 사람에게 퍼지게 되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정글파괴다. 대표적인 사례로 1998년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니파 바이러스가 있다. 당시 말레이시아는 정글을 개간해 돼지 농장을 만드는데 이로 인해 박쥐가 서식지를 잃어 돼지 농장의 나무에서 살기 시작한다. 박쥐가 살던 나무의 열매를 돼지가 먹어 박쥐가 보유하고 있던 니파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고, 돼지를 키우는 농장의 인부들까지 감염되면서 뇌염을 앓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2014년 유행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이미 오래전 발생한 에볼라 강 인근의 풍토병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2014년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되었다. 어떻게 풍토병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퍼지게 된 것일까?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음 출현한 1976년과 달리 2014년에는 정글에서 도시까지 가는 고속도로가 뚫려있었다.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감염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쉬워지면서 감염 속도가 빨라졌던 것이다.

마냥 박쥐만 탓하기엔 인간이 너무 많은 원인 제공을 한 것 같다. 기술이 발달해 많은 국가들이 최첨단 사회에 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기술이 발달할 수록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치사율 80%와 치사율 2%, 어떤 바이러스가 인류에 더 큰 해를 끼칠까? 정답은 치사율 2% 바이러스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틑 높은 치사율과 높은 전염력을 동시에 갖기 힘들다고 한다. 치사율이 높은 대신 전염력이 낮거나, 치사율이 낮은 대신 전염력이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치사율이 낮다고 해서 사망자 수도 무조건 적은 것은 아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의 치사율은 2.5%이다. 비율로만 봤을 때는 낮은 수치이지만, 실제 사망자 수는 5000만 명으로 대한민국 인구 정도 되는 수가 죽었다고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숫자이다.

2009년 신종 플루의 경우 치사율 0.5~2%로 비교적 낮은 수치이지만, 21세기 최초로 팬데믹이 선언될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스페인 독감과 신종 플루는 같은 조류 인플루엔자 계열로 스페인 독감이 신종 플루의 조상급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같은 계열의 두 바이러스는 사망자 추이에서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신종 플루는 왜 65세 이상의 사망률이 낮을까? 스페인 독감 이후 같은 계열의 후손격 독감들이 지속적으로 유행했다. 이 시기에 독감을 앓았던 사람들은 항체가 생겨 신종 플루에 면역력이 있었던 것이다. 바이러스 전성시대에 항체는 인류를 지키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항체는 직접 병을 겪은 후 얻을 수 있지만 백신으로도 얻을 수 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신종 바이러스들이 지속적으로 변이하며 나타나는 상황에서 백신을 맞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자 필수사항이다.

2년 전쯤에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바이러스에 관해 먼저 다뤘던 적이 있는데 이때 백신과 집단면역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간략하게 정리를 하자면, 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유에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백신을 맞음으로써 보호막이 되어 여러 이유로 백신을 맞지 못하는 사람에게까지 바이러스가 옮겨가지 못하게 집단적인 보호막, 집단면역을 키우는 것도 있다. 위 영상을 추가적으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바이러스가 어떻게 퍼지는지에 대해 알아봤다면 이제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해 말해볼 차례이다. 2019년 12월 8일, 중국 우한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1월 우한시의 발표에 따르면 사람 간 전염은 없으며 의료진 감염 또한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곧 이 발표가 잘못됐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발표 전 이미 사람 간 전염이 시작됐으며 의료진 또한 7명이나 감염된 상태였다. 이에 대해 리원량이라는 우한의 의사가 알리려고 했으며 중국 정부에 의해 허위사실 유포로 체포되고 이 병에 대해 더 이상 알리지 않겠다는 훈계서를 작성한 후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초기대응에 실패한 중국 정부로 인해 결국 이 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되고 지금도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코로나19는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옮겨갈까? 주된 전파 경로는 비말이다. 비말이란 약 5㎛의 침방울로 말하거나 기침, 재채기를 할 때 눈이나 코, 입에 닿으면 전파된다. 또한 비말이 묻은 물체를 만져 눈, 코, 입을 만져 간접적으로 전파되기도 한다.

한 가지 더 살펴볼 것으로 에어로졸 전파가 있는데, 에어로졸이란 5㎛보다 작은 미세한 물방울로 일반적인 비말보다 가벼워 공기 중에 떠다니며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에어로졸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잘 생기지 않지만, 사람이 많고 밀폐된 환경에서는 에어로졸 전파가 더 쉽게 이뤄지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지금 버스나 지하철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는 필수라고 할 수 있겠다.

바이러스, 특히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가 유행일 때 마스크는 강력한 예방 백신이다. 그런데 항간에는 마스크가 바이러스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이 소문이 잘못됐다는 것을 2015년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메르스 사례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당시 한 메르스 환자가 대중교통, 병원 등 곳곳을 돌아다니며 약 7500명과 접촉하는 일이 발생한다. 무려 병원 4군데가 폐쇄하고 추가 확진자가 나올 것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 환자로 인한 2차 감염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추적해본 결과 이 환자는 의심증상이 나타날 때부터 늘 마스크를 끼고 다녀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이 사례를 통해 마스크를 사용함으로써 스스로를 바이러스로부터 지킬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마스크 쓰기를 가장 잘 실천하는는 나라 중 하나일 것이다. 외출하면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사람들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독감 환자가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물론 손 씻기도 한몫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마스크와 손 씻기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가장 궁금했던 것 중에 하나, 코로나19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사라질까? 바이러스가 열에 약하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봄이 되면 코로나19도 사라질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실제로 매년 겨울 유행하는 독감은 보통 3~4월이 되면 잠잠해진다. 그런데 단순히 날씨가 따뜻해진다고 바이러스가 사라질까?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온도 4~5℃, 습도 30% 정도의 저온건조한 환경에서 생존율이 높다. 따라서 날씨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날씨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다. 싱가포르나 태국과 같은 고온다습한 나라에서도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 인류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성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코로나19가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또 궁금했던 점 하나, 상대적으로 아이들 감염 사례가 적은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이유는 단순했다. 사회활동이 많은 다른 연령층들이 상대적으로 감염 사례가 많았을 뿐이었다. 10세 미만의 감염자 대부분이 부모로부터 3차 감염된 것이었고,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우리 어른들이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아이들을 보호하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번 <차이나는 클라스> 강연을 이끈 김우주 교수님의 마지막 말이 기억이 남는다. 감염병은 개인의  싸움이 아니라, 아이들과 부모, 사회가 십시일반으로 방어막을 치는 것.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지킴으로써 사회 곳곳에 촘촘한 방역망을 치는 것.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이기적인 생각은 버리고 다 함께 십시일반 힘을 합쳐 머지않아 코로나19를 이겨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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