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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영화

영화 <귀를 기울이면> - 어른이에게 위로를 주는 성장 이야기

by 글쓰는케이트 2020.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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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부터 매월 1일 넷플릭스에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이 공개되었다. 그리고 이틀 전인 4월 1일 드디어 마지막 작품들이 공개되었다.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광팬은 아니지만 몇몇 유명한 작품들은 꾸준히 반복해서 봐왔고, 그중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가장 많이 본 것 같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지난달 공개되자마자 봤고 이번에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바로 보려고 했는데 색감이 너무 예쁜 다른 작품이 먼저 내 눈에 들어왔다. 바로 <귀를 기울이면>이다.

1995년 작품이지만 최근에 나온 애니메이션과 비교해서 퀄리티가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스토리, 작화 등 모든 면에서 세심함이 묻어 나온다. 그중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들을 몇 가지 짚어보려고 한다.

 

<귀를 기울이면> 마음을 울리는 포인트

1. 아날로그 감성

<귀를 기울이면>은 1995년 작품답게 지금은 많이 볼 수 없는 아날로그적 장면을 많이 보여준다. 책을 좋아하는 주인공 시즈쿠 덕분에 도서관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책을 빌릴 때 바코드를 찍는 지금과는 달리 도서 카드를 사용한다. 휴대폰이 일반적이지 않았던 때라 친구와 연락하기 위해 집 전화를 사용하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모든 게 일사천리로 처리되는 지금 시대에 아날로그의 느린 감성이 오히려 복잡하고 조급한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느낌이다.

 

2. 따뜻한 색감

지브리 애니메이션은 색을 잘 사용하기로 유명하다. 색감이 너무 아름다워 소리를 끄고 영상만 봐도 하나의 예술작품이 된다. 특히 2000년 이전 작품들의 경우 2000년 이후 작품들에 비해 선명도는 떨어지지만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따뜻한 색감이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가며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입체감을 주는 것 같다.

 

3. 어른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스토리

<귀를 기울이면>은 두 주인공 시즈키와 세이지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 되지만 '꿈'에 대한 비중 또한 무시하지 못할 만큼 많다. 특히 시즈키가 꿈을 찾고 자신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은 이제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할 나이가 된 나에게는 안타깝고 뭉클한 마음이 들게 한다.

마침내 글을 완성한 시즈키는 첫 독자가 되기로 약속한 니시 할아버지에게 간다. 글을 다 읽은 니시 할아버지는 아주 좋았다고 말하지만 시즈키는 믿지 못한다. 그런 시즈키에게  할아버지는 글에서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보게 되어 기쁘다는 말을 건넨다.

살다 보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스스로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일이 많이 생긴다. 나 역시 그랬고 지금도 그것 때문에 종종 방황하곤 한다. 그럴 때 니시 할아버지 같은 사람이 내 가능성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힘이 날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막막하게 느껴지더라도 조금은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나를 다시 돌아볼 수 있지 않았을까. <귀를 기울이면>은 이제 겨우 중학교 3학년이 된 두 아이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지만 이 아이들의 성장 과정이 아직 자라지 않은 어른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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